종합시사매거진 & 인터넷신문(1999년 창간)
10월 19일(일)
  • 글이 없습니다.

홈 > 국제 > 관광.국제
관광.국제

조선시대 관리 임명장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고신'(告身) 기획전

2021.05.26 09:54 입력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의장 고신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는 '강순룡 왕지(王旨)'라는 문서가 있다.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 12월 22일 강순룡을 '특진보국숭록대부 재령백'(特進輔國崇祿大夫 載寧伯)에 봉한다는 임명장이다.

강순룡은 태조 이성계가 권력을 잡을 때 협력했으나, 제1차 왕자의 난에 화를 입었다. 그의 누이동생은 태조 계비인 신덕왕후였다. 신덕왕후는 아들 방석을 낳았는데, 제1차 왕자의 난은 세자 방석에게 불만을 품은 이복형들이 일으켰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선 후기 강순룡 후손이 교지 글씨를 태조 친필로 여겨 당시 임금 영조에게 바쳤다는 점이다. 이에 영조도 태조가 남긴 글씨로 여겨 돌판에 모각(模刻·본떠 새김)하도록 했으나, 실제로는 이조에서 근무한 관리가 쓴 것이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순룡 왕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왕지 혹은 교지(敎旨)는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아치 임명장인 고신(告身)의 일종이다. 고신은 단순한 임명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역사학과 문헌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지금까지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고신을 주제로 한 기획전 '고신, 조선시대의 임명문서 읽기'를 오는 31일부터 7월 2일까지 장서각에서 연다고 25일 밝혔다.

전시는 조선시대 고신이 정형화하기까지 과정을 살피고, 작성자·서체·도장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다. 우리나라가 중국 고신을 수용한 양상과 고신의 서체 변화, 고신에 찍힌 다양한 도장을 두루 확인할 수 있다.

출품 자료는 약 20점이며, 일부는 원본 대신 유물을 복제한 사진이다.

하은미 한중연 연구원은 전시에 대해 "고신을 통해 동아시아 통치 시스템과 문화사를 조명하고자 했다"며 "고신에 얽힌 역사적 맥락과 인문학적 코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람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한중연 누리집(aks.ac.kr)에서 할 수 있다.

psh59@yna.co.kr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기사에 대한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