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스가 총리는 이틀간의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가 시작된 이 날 제단에 비치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인 '마사카키'(木+神)를 바쳤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제2차 집권기인 7년 8개월여 동안 관방장관으로 있으면서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공물도 보내지 않았다.
그가 총리 취임 후 처음 맞는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은 직접 참배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덜면서 국내 정치적으로는 사실상의 참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접 참배할 경우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취임 초기부터 외교적 격랑에 휩싸일 수 있는데, 공물 봉납으로 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물 봉납으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자, 여야는 17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논평을 내고 "야스쿠니 공물 봉납은 동북아 이웃 국가에 큰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면서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스가 총리가 전임 지도자의 잘못된 길을 답습할까 우려스럽다"면서 "과거사를 겸허히 성찰하고, 주변국과 협력하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한일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며 "일본은 진정한 동북아 평화가 무엇에 의해 달성될 수 있는지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과거사를 사죄하기에도 늦은 지금에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행보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잘못된 과거사를 답습한다는 메시지일까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스가 총리가 협력하는 한일 관계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