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소소한 일상 탈출, 겨울 경주의 숨겨진 매력

1년 중 가장 밤이 긴 날이 있는 12월, 훌쩍 빨리 찾아오는 어둠에 더욱 오래 누릴 수 있는 것이 경주의 야경이다. 고매한 문화 유적에 불을 밝히면 과거의 영광이 되살아난 듯 찬란하게 빛난다. 신라의 달밤을 만끽할 수 있는 경주 야경 여행지 두 곳을 찾았다. 먼저 경주 월성으로 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성의 모양이 반달 모양으로 생겨 반월성이라고도 부르는 경주 월성은 신라 천 년의 궁성이 있던 곳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제5대 왕인 파사이사금 때(101년)에 성을 쌓고 현재의 자리로 도성을 옮겼다고 전한다. 성은 인공 구조물과 자연 지형을 조화롭게 이용해 만들었다. 동쪽과 서쪽, 북쪽은 흙과 돌로 성을 직접 쌓았고 가파른 절벽이 있는 남쪽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했다.

수려한 자연 풍광과 천년의 유산을 벗 삼아 걷는 경주의 길은 걸을수록 매력이 넘친다. 걸으며 스탬프를 완성하는 보람까지 즐길 수 있는 경주 둘레길 모바일 스탬프 투어 한번 해볼까? 올해 시범적으로 추진되는 프로그램으로 연말까지 진행되며 기준 코스 개수를 완성할 때마다 기념품이 주어지고 10개 코스의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메달을 받을 수 있다. 구글 스토어나 앱 스토어에서 ‘스탬프 투어’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해 개인 모바일에 설치하고, 미션 코스 걸으며 지정된 스폿에서 스탬프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개 이상의 코스를 완주하면 5천 원 상당의 기프티콘, 7개 코스 이상 완주 시 1만 원 상당의 지역 관광기념품, 10개 코스를 모두 완성하면 완주증과 완주 기념 메달을 증정한다.

신라 이후의 천년 경주의 역사를 품은 경주읍성에서 맛있는 한 끼와 함께 머물러 간다.

경주읍성에서 걸어서 5분, 경주시 평생학습관 건물 바로 맞은 편에 아담한 이탈리안 식당이자 카페 프롬 경주가 자리한다. 다이어리 꾸미기에 진심이라는 주인장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가득한 내부는 식당을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어 준다. 톤 다운된 녹색의 벽과 짙은 원목 가구도 그런 분위기에 한몫을 더한다. 음식에도 진심이다. 기본 소스가 되는 라구소스와 포모도르는 수제로 직접 만들고 면도 생면을 사용해 식감이 좋다. 이탈리아식 수제 베이컨인 관찰레와 루꼴라도 메뉴의 풍미를 더한다. 파스타와 라자냐, 감바스 등 모두 정성이 느껴지는 플레이팅과 맛이다.

상큼한 민트색 외관이 눈에 띄는 젤라떼리아, 프로즌 브라이드가 황리단길 메인 도로인 포석로 도로변에 자리한다. 초콜릿, 녹차, 딸기, 우유 등 다양한 플레이버의 젤라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젤라또 위에 귀여운 캐릭터 모양으로 쿠키를 토핑하여 이색적이다. 밀도 높고 진한 아이스크림의 맛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진다. 주문 방법은 루돌프, 바니, 수달, 부엉이, 개구리 등 캐릭터 모양을 한 가지 선택하고 젤라또 맛을 고르면 된다. 젤라또 외에 아메리카노, 에이드 등 음료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