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유영민 前과기장관 소환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검찰이 28일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유영민(71)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유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문재인 정부 초반 과기부 산하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2017년 6월께부터 당시 과기부 이진규 1차관, 마창환 기획조정실장,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과 함께 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해 4월 취임한 임 전 원장은 이듬해 4월 9일 임기를 2년 남기고 사직했다.

검찰은 유 전 장관 소환에 앞서 지난 13일 이 전 차관과 임 전 원장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였다.

임 전 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사퇴 압박에 버티다가 2018년 3월 말 결국 과기부 간부 요구대로 사직서에 인감도장을 찍어 과기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임 전 원장이 제출한 사직서 원본을 확보하고 유 전 장관을 상대로 임 전 원장 사퇴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캐묻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4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한국전력 자회사 4곳 사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산업부 '윗선'의 압박으로 일괄 사표를 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런 사퇴 압박이 정부 국책연구기관장과 공공기관에서도 폭넓게 벌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2019년 3월 유 전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홍남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11명을 검찰에 추가로 고발했다.

검찰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올 7월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