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 서비스도 온라인으로…"80대도 '홈트' 가능하죠"

코로나로 화상교육 각광…"복지관도 언택트 역량 강화해야" 

"요즘은 다니던 야학도 못 가고, 복지관 운영도 중지돼서 꼼짝 못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성의껏 가르쳐주니 너무 고맙더라고요."
서울 관악구에서 혼자 사는 신숙자(81) 할머니는 서울대 학생들과 함께한 실시간 화상 홈트레이닝을 떠올리며 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이 어려운 데다 아픈 무릎 탓에 홀로 운동할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지난달에는 서울대생들의 도움으로 오랜만에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신 할머니에게 운동 기회를 준 것은 서울대생들이 실시간 화상 플랫폼으로 진행한 '사회적 건강두기' 프로그램이다. 사회복지학과 박선영(19)씨 등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 학생사회공헌단 12명은 복지시설 운영 중지로 집에만 머물게 된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박씨는 "최근 대부분 복지관의 운영이 중지되면서 복지관에서 대체 수업을 위한 동영상을 올리는데도 노인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쌍방향 소통을 하며 사회적 단절감을 줄이면서도 신체·정신건강을 증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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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신 할머니 등 60∼80대 노인 12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 실시간 화상 홈트레이닝을 지도했다. 50분간 트로트 음악에 맞춰 낙상 예방, 허리 근력 강화, 치매 예방, 하체 근력 강화 등 노인 맞춤형 운동을 하고, 운동 뒤에는 소그룹 단위로 화상 대화를 나누며 노인들의 마음 건강도 살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참여를 주저했던 노인들도 말미에는 "다음 학기에도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수업 종료에 큰 아쉬움을 보였다고 한다.
박씨는 "비대면이더라도 실시간으로 소통해야만 편찮으신 어르신들이 무리하지 않게 동작을 고쳐드리는 등의 피드백이 가능했다"며 "노인들이 온라인에 익숙지 않다고 단정하지 않고 차근차근 가르쳐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을 맞으며 대다수 노인복지관에서 대면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했지만, 일부 복지관에서는 서울대생들처럼 '온택트'(Ontact) 방식의 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온택트는 언택트(Untact·비대면) 환경에서 온라인으로 연결돼 대면하는 방식을 뜻한다.
도봉노인복지관은 그동안 유튜브 영상 업로드 후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노인들에게 시청을 안내했지만 내년부터는 실시간 프로그램도 시도하고자 최근 노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다.
일찍부터 유튜브·줌 등을 활용한 실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강동노인복지관은 내년까지 비대면 수업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방송실 구축 공사를 준비 중이다.
강동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노인복지시설에 방송시설이 필수적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비대면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는 판단하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모습이 노인복지 서비스의 미래를 시사한다고 본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 종식 이후로도 비대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 복지관에서도 변화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노인 정보역량 강화와 복지관의 언택트 역량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