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현 국제정세 매우 복잡하고 위험…유엔 중심 협력해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현재 국제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을 중심으로 각국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조용한 리더' 시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이 3년을 넘겨 아직도 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가자 지구에서도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체가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으로 인해 전통적인 국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의 협력과 공감대 역시 점점 약화하고 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점에서 유엔이 지향하는 세계 평화, 경제개발, 인권 3대 좌표를 재확인하고 구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유엔을 중심으로 다자주의를 회복하는 게 저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 개봉하는 '조용한 리더'는 미국의 찰스 라이언스 감독이 반 전 총장의 회고록 '반기문 결단의 시간들'을 바탕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다. 반 전 총장의 유년 시절부터 외교관의 꿈을 키우는 과정과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간 활동 등이 담겼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것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 오스트리아 빈 등지에서 시사회를 열었으며 오는 9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상영회를 개최한다.

"아카데미상을 받으려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동의한 건 아니다"라고 농담한 반 전 총장은 "유엔의 주요한 활동과 역할, 직원들의 헌신과 봉사에 대해 보다 잘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이 엄청나게 고생하는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유엔 사무총장도 알아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뉴욕에 가면 배우나 국회의원들은 알아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은 아무도 모른다. 뭔가 모순됐다고 생각한다. 그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