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115억원에 매각된 '혈세 먹는 하마'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공개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 '경제경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이 동시에 집중적인 조사에 나섰다.
강원도개발공사(GDC)가 네 번의 공개입찰과 두 번의 수의매각 실패 후 다섯 번째 공개입찰로 급선회한 후 KH그룹에 매각된 것을 놓고 입찰 담합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이번 조사와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강원경찰청 등에 따르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1조6천억원을 들여 2009년 개장했다가 12년 만인 지난 6월 KH그룹에 7천115억원의 가격에 팔린 알펜시아 리조트의 입찰 담합 의혹을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에는 강원경찰청 수사관이 동행했으며, 양측 모두 입찰 담합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와 경찰의 이번 조사와 수사는 시민사회단체인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의 진정 사건이 계기가 됐다.
강원도개발공사와 알펜시아리조트 최종 낙찰자인 주식회사 KH강원개발의 입찰 담합 의혹을 제기한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지난 7월 21일 입찰 담합 의혹은 공정위에, 입찰 방해 혐의는 지난 8월 초 강원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각각 진정서를 냈다.
KH강원개발은 KH그룹의 자회사로, 이번 입찰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네 차례의 공개 경쟁입찰과 두 차례의 수의계약으로 알펜시아리조트의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되자 5차 공개입찰로 급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24일 KH강원개발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고, 지난 8월 20일 최종 계약까지 마쳤다.
총 양수도 대금은 7천115억원이다.
잔금 완납 및 소유권 이전일은 내년 2월까지다.
하지만 5차 공개입찰 과정에 참여한 업체가 '최종 낙찰자를 포함해 KH그룹 관계사 2곳'이라는 담합 의혹이 야당 소속 강원도의원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와 경찰은 공개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KH그룹 계열사가 맞는지, 이 과정에서 담합이나 부정행위, 위법은 없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의뢰 진정서가 접수됐고, 담합 의혹 등을 확인하고자 조사를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시작 단계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개 매각을 주도한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입찰에 담합이나 부정이 있었다면 언제든지 낙찰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유치를 위해 2004년 조성을 시작해 2009년 개장한 알펜시아리조트는 분양 실패로 총사업비 1조6천325억원 중 1조189억원을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았다.
지금까지 원금 2천461억원과 이자 3천771억원을 합해 총 6천232억원을 혈세로 갚고도 7천728억원의 부채가 남아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 재정에 큰 부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