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시사매거진 & 인터넷신문(1999년 창간)
10월 22일(수)
  • 글이 없습니다.

 

홈 > NJ인터뷰 > 지방자치
지방자치

경주 월성, 우리나라 문화재 조사의 새시대를 개척하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이종훈

2021.04.29 16:19 입력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신라 천년의 궁성 “월성”,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하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경주 월성은 파사이사금 22년(101년)에 축성되었고, 같은 해 왕이 월성으로 처소를 옮기면서 신라 궁성의 역할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자비마립간 18년(475년)에 명활성으로 처소를 옮겼고, 소지마립간 9년(487년)에 월성을 대대적으로 수리한 후, 다음해(488년) 왕의 처소를 다시 월성으로 옮겼다. 이처럼 월성은 자비마립간에서 소지마립간에 이르는 14년을 제외하면, 신라가 멸망하는 경순왕 9년(935)까지 신라의 궁성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였다.
따라서 경주 월성은 신라왕경의 실체를 규명하고 신라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유적이다. 이러한 유적의 중요성에 근거하여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되었고, 2000년 12월에 경주역사유적지구를 구성하는 유적 가운데 하나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2013년 경상북도,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고도(古都)로서 경주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신라왕경 핵심유적에 대한 복원·정비사업 추진을 상호 협력하기로 하였으며, 2014년 4월 「신라왕경유적 복원·정비사업 추진단」을 설치하게 되었다. 이후 경주 월성 내부에 대한 발굴조사는 「신라왕경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중심적인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으며,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2014년 10월 경주시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경주 월성 내부에 대한 발굴조사를 의뢰하였으며, 「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사업 추진단」 자문위원회의 논의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4년 12월 석빙고 남쪽을 중심으로 하는 구간에 대한 시굴조사를 착수하였다. 이후 2015년 3월 시굴조사 완료와 함께 석빙고 남쪽 구간은 정밀발굴조사로 전환하였으며, 1914년 도리이 류조(鳥居龍藏)가 절개조사를 하였던 남성벽 구간과 월정교와 인접한 서문지 구간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착수하였다.
또한 2016년부터 월성 해자에 대한 보완발굴조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되었다. 1호에서 3호까지의 해자는 80년대에 전면적인 발굴조사가 실시되지 않았고, 규모만 확인된 상황이었다. 전면적인 발굴조사와 함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7년 월성해자 정비에 대한 기본계획과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였고, 2018년부터는 본격적인 정비공사가 실시되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2021년 연말에는 정바공사가 마무리된 월성해자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발굴조사로 새로운 신라의 역사를 찾아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금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월성과 신라를 연구하기 위한 핵심적이고 중요한 수많은 자료들을 찾아내었다. 또한 이러한 발굴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신라시대 당시의 환경과 문화 그리고 당시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 제공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월성 성벽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특히, 서쪽 성벽의 가장 아래를 다지는 부분과 성을 쌓아가는 부분의 경계면에서는 땅의 신에 대한 제사의 제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 2구가 확인되었다. 이 인골의 발치쪽에서는 4~5세기 대로 추정되는 토기 4점이 출토되어서 월성 서쪽 성벽의 축조시기를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2구의 인골은 모두 성인이며 남·여 각 1구씩으로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몸을 반듯하게 펴고 누운 형태이며 머리를 중심으로 몸 전면에 수피(樹皮: 식물(나무)등의 조직)가 부착되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매장된 인골에서는 외상의 흔적이 확인되지 않아 이미 죽은 상태에서 매장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사람을 기둥으로 세우거나 주춧돌 아래에 묻으면 제방이나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설화의 내용을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
더불어 월성해자에서는 성벽4~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른 시기(最古)의 축소 모형(미니어처) 목재 배 1점,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防牌) 2점이 출토된 것이다. 축소 모형 목재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5년생의 잣나무류로 제작되었다.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되었고 크기는 약40cm이다.
안팎에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확인되었는데 제의(祭儀) 등에 사용되었것으로 추정된다. 민속학적 관점에서의 배는 강과 바다의 운송수단이자 이동의 매개물로 인식되는 초자연적인 공간과 인간세계의 소통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불은 생산(풍요), 제액(소멸), 정화(신성), 재생(부활)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해본다면 해자에서 축소 모형 목재 배를 통해 이루어진 제의의 단면을 유추해볼 수 있다.
방패는 2점이 발견되었는데, 하나는 손잡이가 있고, 하나는 없는 형태이다. 특히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방패는 월성해자가 최초이며,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발굴조사 성과이다. 크기는 각각 가로·세로가 14.4×73cm와 26.3×95.9cm이며, 두께는 1cm와 1.2cm이다.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검은색으로 채색하였다. 또한, 일정한 간격의 구멍은 실과 같은 재료로 단단히 엮었던 흔적으로 보인다.
또한 경주 월성 발굴조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발굴조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장조사와 자연과학적인 연구방법의 융복합을 통해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자에 출토된 씨앗, 나무, 동물뼈 등은 기존의 조사방법과 차별점을 가지는데, 조사단 내에 별도의 고환경 연구팀을 만들어 현장조사, 유물수습, 분석과 연구에 이르기는 과정이 신속하고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흙 속에 남겨진 꽃가루를 분석하고, 5세기 물속에 살았던 규조 및 식물규소체를 분석하여 물의 오염정도를 밝혀 내기도 한다. 동물뼈에서 동물의 고DNA를 추출하여 정밀하게 신라의 개, 소, 말을 복원할 수 있는 연구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성과들이 모여 해상도 높은 신라왕경 숲 복원의 밑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또한 신라시대에 사용되었던 나무들이 해자의 진흙에 묻혀 진공상태로 1600년을 지나, 우리에게 나무 나이테를 통한 신라의 시간을 복원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신라시대 나무에 나이테 연대측정법을 적용하여 월성의 축조 연대를 밝혀낼 수 있는 기초자료도 확보하게 되었다.

시민의 생활 속에 함께하는 경주 월성 발굴조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월성 발굴조사와 관련하여 다양한 활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최근 조명되고 있는 대중고고학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고고학적 발굴조사의 현장과 성과가 일반 시민들의 생활과 공존하도록 하여, 고고학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이해가 깊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게된 계기는 경주 월성 발굴조사를 착수하는 시점에서, 많은 조사기관을 투입하여 신속하게 발굴조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과 체계적인 발굴조사 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에서 였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발굴조사 과정과 성과를 관련 학계뿐만 아니라 시민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론을 토대로 기존의 발굴조사 현장에서는 실시하지 않았던 많은 활용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발굴조사 전체 계획(마스터플랜)에 반영되었으며, 2016년부터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후 지금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장기적인 발굴조사가 시민들의 역사 인식과 경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나가고 있다.
특히 발굴조사 결과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었는데, 2016년부터 지금까지 10월말 가을 밤 이루어지는 ‘빛의 궁궐, 월성’ 행사는 금~토 양일 간 3,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다.
발굴조사 현장개방을 낮 시간뿐 아니라 밤 시간에도 조명을 활용한 발굴조사 현장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조사 현장이 시민들의 생활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만들어주었다.
또한 경주 월성에 교육·해설 전담팀인 월성이랑(月城以朗)’을 구성하였다. ‘월성이랑’은 발굴조사의 시작에서 현재에 이르는 과정,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유물에 대한 상세하고 체계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과 교육을 전담하는 팀인데 한글로는 ‘월성’에 어떤 행동을 함께 하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조사인 ‘이랑’을 붙여서 ‘국민과 함께 하는 월성 발굴조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발굴조사 과정에서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월성의 모습을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월성이랑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수행하는 조사 유적에 대한 홍보, 신라역사에 대한 대상별 교육, 월성을 방문객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경주 지역사회에서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찾아가는 월성이랑’은 경주시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와 초등학교로 찾아가 보다 재미있는 역사 알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마주앉아 나는 신라역사이야기(대담신라:對談新羅)라는 타이틀의 토크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역사와 발굴조사를 직접 담당하는 전문가의 입을 통해 한층 깊은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월성 발굴조사를 통해 월성 자체 뿐 아니라 천년 고도 신라의 변화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 최상의 연구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단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지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연구결과를 확보하고, 진정성 있는 연구성과를 축적하고, 나아가 국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유산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정미경 기자


|

기사에 대한 의견

홈 > NJ인터뷰 > 지방자치
지방자치

서남권 중추도시 살기좋은 도시로 도약한다

04.15 | 박상민 기자

변화와 혁신, 도전정신으로 금산의 비전을 군민들과 함께 실현한다

04.15 | 박상민 기자

자연과 현대문화가 공존하는 살기좋은 봉화군으로 도약

2024.10.14 | 박상민 기자
Hot

인기 [의왕시청] 친환경과 현대문화가 어울려 살기좋은 변화의 도시 의왕시

2024.07.10 | 박상민 기자
Hot

인기 [춘천시청] 가족과 함께 머물고 싶은 도시, 가족이 행복한 도시 ‘춘천’, “내 곁에 춘천”

2024.05.14 | 장윤영 기자
Hot

인기 [영양군청] 살기좋은 친환경 도시 영양으로 군민과 함께 혁신의 꿈 이뤄간다

2024.05.14 | 박상민 기자
Hot

인기 [진도군청] 편리한 교통망 강화가 시급,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주길

2024.05.09 | 박상민 기자
Hot

인기 [광양시청] 행복한 광양, 누구나 살고싶은 광양으로 비상한다

2024.04.24 | 박상민 기자
Hot

인기 [횡성군청] 모두가 풍요롭고 다함께 누리는 조화로운 균형발전으로 경쟁력 강화하는 횡성

2024.04.24 | 박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