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윤석열 대통령 순방 외교를 둘러싼 야당의 '외교 참사' 공세가 유례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까지 확산하자, 당 일각에서는 해임건의안 일방 상정시 '김진표 국회의장 해임' 목소리까지 내며 강공 모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회의 개의 전 당 중진의원들과 함께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박 장관 해임건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아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영선·서병수·조경태·홍문표·김기현·김학용·권성동·이명수·윤상현·이종배·이채익 의원 등이 동행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과의 면담 후 "여야 합의 없는 직권상정은 전혀 되지 않는다는 뜻을 강하게 전했다"며 "의장님께서는 교섭단체대표연설 이후에 여야 원내대표를 다시 불러서 중재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당초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종료 직후 오전 내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처리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김 의장은 정 비대위원장의 연설 직후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된 의사 일정을 협의해달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당은 의원들에게 "국회의장이 정회 시도시 강력하게 '산회'를 요구하고, 정회 강행 후에는 의총장으로 집결해달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본회의를 정회 뒤 다시 의총장에 모여 대책 마련을 논의하는 등 비상대기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 개의 전 열린 의총에서도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는 날에는 다른 안건을 일절 처리하지 않았는데, 더군다나 합의되지 않는 안건을 올린다는 건 우리 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재를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며 "민주당은 순전히 정략적인 의도로 우리 정권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이런 안을 내고 밀어붙이는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은) '내 몸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고 했는데, 의장이 되는 순간 그 피를 확 바꿔야 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의장이 해임건의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한다면 우리 당은 강한 반대와 항의의 뜻을 전하고 규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채익 의원은 "여야 합의 없이 의사일정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강력히 항의하고 오히려 김진표 의장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정치적 쇼"를 하고 있다며 해임건의안이 통과돼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를 두고 "과해도 한참 과하고 뜬금없다. 정치적 쇼"라고 규탄했다.
본회의에서 처리될 경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당연히 행사하실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날리면'을 '바이든'이라고 완전 조작 처리해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대통령도 강하게 추진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당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소속 최형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외교 안보를 책임질 장관을 우리 스스로 '외교 참사' 낙인을 찍고 해임해 버린다면 퍼펙트 스톰이라고 불리는 미증유의 국제상황에서 어떻게 우리 국익을 지켜나갈 수 있겠나"라며 민주당을 향해 "외교에는 정쟁을 멈추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