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불과 1주일도 남겨두지 않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가 호남 표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호남에 공을 들이는 윤 후보와 호남에서 '녹색(중도)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는 안 후보의 결합이 미칠 영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각자에게 유리하게 평가하며 단일화 이후 선거 전략을 짜는 데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간 예전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호남 표심이 단일화로 일대일 구도가 형성되면서 재결집할 것이라 기대한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3일 오전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집중 유세를 취소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지역 국회의원, 당원 등이 모인 가운데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민주당은 선대위와 지역위원회별로 비상 체제에 돌입하고 '단일화 효과'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세가 있는 안철수 후보의 표가 흡수될 것이라 기대하며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선거 전략을 짜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반(反)민주당' 정서에 기반한 안 후보의 호남 표가 윤 후보에게 올 것이라고 분석한다.
적극적인 호남 공략으로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한 데다 여기에 안 후보의 표가 더해진다면 호남 득표율이 목표치인 30%를 넘어 40%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양당은 단일화 이후 곧바로 진행되는 사전투표(4∼5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으로 단일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단일화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투표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강수훈 광주 총괄선대본부장은 "구도가 선명해지니까 분산된 호남 표가 민주당으로 결집할 것이다"며 "점점 더 결집하는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사전투표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기석 광주 선대위원장은 "전국 기준으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호남에서 단일화 영향력이 더욱 클 것인데, 안 후보의 표는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으로 올 것이다"고 밝혔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는 전체 득표율 21.41%를 기록해 문재인(41.08%), 홍준표(24.03%) 후보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광주(30.08%)·전남(30.68%)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문재인(광주 61.14%·전남 59.87%) 후보의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홍준표 후보는 광주 1.55%, 전남 2.45%에 그쳤다.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중심이 된 국민의당은 호남 의석 18석 중 16석을 싹쓸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