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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 1인가구 시대일수록 효(孝) 중시하는 유교문화 확산되어야

   

현대사회 문제, ‘유교적 가르침’으로 푼다_성균관 최종수 관장

2024.05.16 15: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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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명절 대한민국 차례상 준비는 사뭇 다른 광경이 연출됐다. 고부간에도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에 화기애애한 말들이 오고 갔다. 성균관에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차례상이 간소화된 영향이 컸다. 성균관은 K-며느리들이 명절증후군의 주범으로 지목해왔던 ‘전’ 음식 또한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에 합의해서 음식을 정하는 것, 명절 기간 동안 불필요한 가족 간 갈등을 막는 것, 그리고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라고 했다. 


최종수 성균관장은 “후손이 조상에 대한, 부모에 대한 정성으로 차려 모시는 것이 중요하지 형식에 얽매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부모님, 자손들이 함께 만나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화합하는 모습을 만드는 것 자체가 효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교 의례 또한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가족화시대, 1인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유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의 효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 나아가 한국의 가족문화와 생활양식의 근간인 유교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되어야 하는지를 가정의 달을 맞이해 성균관 최종수 관장께 자세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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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간소화 발표로 가족 모임의 화두가 되셨다.


실제 저도 21대 전통 종가, 종손으로 봉사를 하고 있고 성균관에서 열리는 공자·유교 성현 추모 제례 등의 의식은 엄격한 형식을 갖춰야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현실에 맞는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방안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발표에 앞서 예서 등을 통한 유교계의 연구가 있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의 의례 예법을 보면 차례상에 ‘홍동백서’,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 대신 제철에 나는 과일을 놓고 정성스럽게 마련했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 선조를 기린다는 제사의 뜻이 중요하지 거창하게 차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얼마 전에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로 차려도 되냐는 질문이 있었다. 고인이 생전 좋아하셨다면 후손들의 형편에 맞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허례, 허식에 치우치다 보면 후손들에게 부담으로 인식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차례·제례가 없어지고 조상에 대한 공경도 사라질 것이다. 현실에 맞춰 형식을 간소화하더라도, 제사의 뜻을 이어가는 게 좋다는 거다. 제사는 나를 낳아주신 분들을 기리는 것, 효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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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시대, 1인가구 시대에도 ‘효’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까?


물론이다. 효의 의미는 ‘나 자신의 존재’와 같다. 부모님 없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를 존재하게 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효(孝)다. 이 고마움의 표시가 효의 실천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우리가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효의 실천은 뭘까?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동이다. 보통은 행동하기에 앞서 생각을 하게 되어 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부모님이 좋아하실까, 아닐까?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기뻐하실까? 내가 죄를 지으면? 이런 생각이 있으면 사람은 올바르게 행동한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인데, 이는 부모와 자식 관계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 이웃, 사회를 대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유교 가르침의 첫 번째인 인(仁)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사랑이 부모에게 향하면 효가 되고, 형제에게 향하면 우애, 나라에 미치면 충(忠)이 된다. 인은 변하지 않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이러한 가치는 시대를 불문하고 계승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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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래사회에 유교 문화를 강조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말씀인지?  


유교, 하면 옛것, 고리타분한 것을 떠올리는데 유교는 지극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종교이다. 유교(儒敎)는 공자에 의해 집대성(集大成)된 가르침으로, 유(儒)라는 글자는 선비를 의미한다. 


즉 성현들의 올바른 가르침을 배우고 믿고 따르며 실천하는 것으로, 사후의 영생과 행복을 추구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현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인간중심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지금의 삶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 윤리와 도덕, 자기수양, 조화로운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 


최근 우리는 심각한 사회적 대립, 생명경시 풍조, 물질 만능주의, 환경파괴, 전쟁 등 인류의 존망을 좌우하는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를 목도하며 현대인들, 특히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의 유교적 정서 교육과 윤리의식의 함양에 유교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함을 느낀다. 


화목한 가정, 서로 존중하는 사회, 평화로운 국가를 위해 유교문화를 계승·발전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우선, 전국 234개의 향교가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어 오륜(五倫) 등 인간관계의 예절과 바른 인성을 가르치는 대한민국의 교육 기반으로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유교경전 현대화 등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유교적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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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통령을 비롯해 사회 각계의 인사들이 사회 현안에 대한 관장님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의 국면에서 국가, 나아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중재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종교계의 역할이다.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물러서서 대화하며 상생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 평화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데 중재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나서서 함께 하겠다.


유교를 비롯해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한국의 7대 종단이 함께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도 맡고 있는데, KCRP는 종교간 화합과 국민화합 활동에 주력한다. 특히 올해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평화’와 ‘화해’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반도에 쏠릴 것으로 내다본다. 내년에는 세계종교평화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분단국가로써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의미 있게 전달하고 종교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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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위정지요 공여청 (爲政之要 公與淸)

성가지도 검여근 (成家之道 儉與勤)


아버지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다.


공자의 가르침인데, 정치의 요점은 공정하고 청렴한 데 있고 가정을 잘 이루는 길은 검소함과 부지런함에 있다는 뜻이다. 

| 장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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