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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호국의 넋, 조국과 가족의 품에 편히 잠드소서”

   

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

2024.07.15 16:2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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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각각 6·25전쟁 전사자 발굴 유해 합동안장식이 엄수됐다.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 7위의 호국영웅이 영면에 들어간 것이다.


서울현충원 합동안장식은 박안수(대장)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유가족과 국방부 및 보훈단체 관계자, 장병 등 2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되었으며, 같은 시간 대전현충원에서도 고현석(중장) 육군참모차장 주관으로 합동안장식이 열려 호국영웅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7위의 호국영웅은 유가족에 요청에 따라 서울현충원, 그리고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고인들의 유해는 2000년부터 2022년 사이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후방 각지에서 발굴되었으며, 이후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 DNA 정보를 통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최종적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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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유해발굴사업은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한 12만 3천여 위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국가적 호국보훈사업’이다. 2000년부터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작되었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라는 국가 무한책임 의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 6·25전사자 유해의 발굴 등에 관한 법에 근거하여 2007년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창설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근원 단장은 “유해발굴사업은 단순히 유해를 찾는 사업이 아니라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사업”이라면서 “이후 예를 다하여 현충원에 안장하고 국가보훈부와 협업해 합당한 예우를 해드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호국영웅, 그들의 이름은…”


선정된 발굴 지역은 개토식-발굴-수습-약식제례-임시봉안 순으로 발굴작업이 진행된다. 임시봉안 된 유해는 임시 감식소에서 기초 감식 후 국유단 신원확인센터 중앙감식소로 봉송된다. 봉송된 유해는 법의학적 분석, 첨단 장비를 활용한 정밀 감식을 통해 인종, 성별, 연령, 신장 등 생물학적 특징의 추정이 이루어지고 이와 함께 유품분석도 진행된다. 인류학적 감식이 완료된 유해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가족 관계 확인에 필요한 유전자형을 분석하고 유가족 유전자형과 비교 분석을 통해 가족관계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최종 신원확인은 발굴 정황, 해당 지역 전사, 인류학적 감식 결과, 유품분석 결과, 유전자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전사자와 유가족 간의 가족관계 확인은 STR을 이용한 비교분석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STR은 국제표준으로 널리 사용되며 개인의 특정 유정자형을 확인해 비교할 수 있다. 계촌법에 따른 유전적 거리(촌수)를 추정하기 위한 A-STR 마커와 가족관계에 따라 동일부계 여부를 확인하는 Y-STR 마커, 동일모계 여부를 확인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마커를 추가로 분석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 일부 유해만 발굴되거나 인식표 등 신원을 특정할 만한 유품들이 잘 나오지 않는 현실에서 유해의 유전자와 생존 유가족의 유전자를 직접 대조하는 방법은 신원 확인의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유가족 시료채취를 통한 유전자 검사는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의 필수 과정이며 시료채취는 6·25전쟁 전사자의 유가족으로,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할 수 있다. 


국유단 방문이 어려운 가족은 대표번호 1577-5625 (오! 6·25)로 전화하면 탐문관들이 직접 찾아가 DNA 시료를 채취한다. 구강(타액)채취를 통해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유가족에게 1000만 원의 포상금도 지급한다.


이근원 단장은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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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한마음으로 6.25전사자 발굴

2000년 4월 다부동 지역에서 발견된 미군의 유해로 전사자 유해발굴과 관련된 한·미 간 협력이 본격화 됐다. 2008년 8월 유해발굴 사업 협력 양해각서 체결 이후, 양국은 본격적인 공동 조사 및 발굴, 감식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국간 협조를 통해 북한 발굴 유해, 미군으로 판단하여 수습했던 유해 등 313구의 국군 유해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귀환했다. 


한미 유해발굴 협력은 지난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더욱 강화되었으며 지난 5~6월에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과 함께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일대에서 양국의 미확인 전사자 유해 수습과 전쟁 당시 추락한 F-51D 전투기의 기체 또는 부품의 고유번호 등을 찾는 목적으로 공동 유해발굴을 진행했다. 


또한 국유단은 6월 10일부터 5일간 서울 용산에서 ‘제3회 신원확인 학술회의’를 DPAA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회의에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총 11개국에서 60여명이 참여해 최신 신원확인 기법과 유해발굴 전문기술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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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분까지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국유단은 올해 220구 이상의 전사자 유해발굴을 목표로 전쟁 당시 주요 격전지인 연천, 인제 등 전국 36개 지역을 중심으로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유가족 유전자 시료 확보는 12,500개 이상, 신원확인은 25명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근원 단장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전장에 나서도록 명령하는 게 국가의 권리라면, 전쟁이 종식되었을 때 그분들을 모셔 와서 국가의 이름으로 선양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사자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지금 세대에서 전사자 유가족들을 찾지 못하면 이후에 발견되는 선배 전우들은 무명용사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기에 분명 오늘도 누군가에게 발견되길 고대하며 잠들어 있는 12만 여분의 호국영웅들을 마지막 한 분까지 하루빨리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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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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